최재정

독일식 아이 키우기, 프로학부모가 되는법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닮아야 되거든요. 부모가 아이하고 소통하려면 딱 아이 수준으로 눈을 맞춰줘야 해요. 항상 그렇게 아이의 수준에 맞춰서, 눈높이에 맞춰서 같은 결로 만들어주는 거죠. 생각하는 결이나 그런 것들을요. 그러면 아이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을게 없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공감능력이에요.

 

진정한 ‘프로 학부모’는 아이 내부에 고이 잠들어 있는 귀중한 소질과 가능성, 흥미, 관심을 일깨워줄 줄 아는 부모를 의미하거든요.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여 그에 적합한 맞춤형 양육, 교육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부모를 의미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변화무쌍해 거의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자녀가 과연 어떠한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부모야말로 프로 중의 프로 학부모라 칭할 수 있어요.

 

이처럼 진정한 의미에서 ‘프로 학부모’가 되고자 하는 부모들께 이 큐레이션은 분명히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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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교수님은 진정 '프로 학부모'시네요(웃음). 자녀분이 교수님과 같은 길을 걷길 강요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특수분장사라는 꿈을 이뤄갈 수 있게 지지해주셨잖아요.

 

그렇죠. 대개 어느 정도 성공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 또한, 그렇게 올리려고 노력하잖아요. 하지만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희비극이 벌어지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강요한다고, 주입시킨다고 억지로 되지 않아요. 아이들은 목표와 꿈이 생기면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해도 그 꿈을 향해 달려가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아이들은 꿈이 생기기도 전에 엄마 아빠가 아이 목표를 만들어 버리잖아요. 그럼 아이의 목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지 오래기때문에 나중에 성인이 되어도 계속 부모님이 목표를 만들어 줄 수밖에 없는 거예요. 사실, 아이들의 꿈에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해요. 원래 교육이라는게 A라는 부족한 상태에서 더 나은 B로 움직이는 거잖아요. 무브Move하는건데, ‘무브’ 하려면 ‘모티베이션’이 있어야 하거든요. 모티베이션이 없으면 아예 교육자체가 일어나지가 않아요. 그래서 ‘동기’가 굉장히 중요한건데, 지금 아이들에겐 어떠한 동기가 없어요. 그러니 학습, 교육이 일어나지 않는 거죠.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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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참 아이러니하네요. 한국의 교육률은 세계 최고인데,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시각과 목소리가 한창 나오 고 있어요. 만약, 자녀분이 계속 한국에서 공부했다면 지금 자녀분의 진로가 달라졌을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사실은 저도 상당한 무력감에 빠져서 아이 대학을 독일로 보낸 거라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거기에서  패배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좌절감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내가 교육학자로서 이 안에 서 이 현실을 바꾸면서 아이를 키우지 못한 거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계속 키우다가는 아이의 예술성이 다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거예요. 예민하고 예술가적인 그런 기질을 타고난 아이라 굉장히 까다로운 아이였는데, 그런 아이를 케어해 줄 수 있을 만한 학교 시스템이 아니잖아요. 고등학교 나와서 대학을 들어가는 입시제도에 맞춰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학원들이 많다는 거죠. 그렇게 몇 년 지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예술성이 다 사라져 버리는 거죠. 창의성 있는 아이들이 나오기 힘든게 그런 교육 때문에 그런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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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쯤되니 체벌하지 않고도 아이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독일의 교육법이 궁금해지는데요. 교수님께서 몸소 체험하신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제 아이가 두 살 됐을 때, 독일 유아원(유치원 전에 들어가는)을 보냈어요. 아이들이 너무 어리니 말 뗀지 얼마 안 된 아이도 많고, 우리 딸은 심지어 독일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상황인 거예요. 그런 아이들이 동그란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한 명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우리 나라 같으면 애들이 일어나 돌아다니고 엄마들이 쫓아다니면서 제발 좀 먹어! 하잖아요(웃음). 그런데 독일 유아원 그 어린아이들이 조용히 앉아서 밥을 먹는 거예요. 그중에 누구만 일어났겠어요? 당연히 우리 딸만 일어났죠. 집에서 하듯이 ‘나나나’ 하면서 이것저것 탐험하며 돌 아다니고 있는데 선생님이 오시더니 아이 손을 잡고 한쪽으로 데려가는 거죠. 속으로 어머! 이제 큰일났다 그랬는데, 그게 아니라 뒤로 가더니 딱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춰서 앉더라고요.

 

그러면서 손가락 하나를 세우는 거예요. 물론 아이는 못알아 듣는데도 친절하지만, 상당히 단호 한 목소리로 계속 타이르니까 자신이 뭔가 잘못했다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거죠.

 

어떻게보면 살짝 말로 제압을 하는건데, 굉장히 이성적이면 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압하니 다음부턴 절대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제게 그날 엄청나게 큰 깨달음이 왔어요.

 

체벌하지 않고, 언어만으로도 아이를 충분히 다룰 수 있구나 하고요. 이런 ‘독일식 아이 키우기’는 가정교육에서 대대로 내려온 거 같아요. 

독일 사람들은 굉장히 지적인 사람들이고, 절대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요. 독일에 가보세요. 저녁 7시, 8시쯤에 길 거리가 조용해요. 일단, 상점들이 문을 닫아요. 다들 집에서 조용히 가족들과 식사하고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죠. TV도 잘 안봐요. 주말에도 거리에 나가보세요, 다 닫았어요. 그 사람들은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저녁 8시부터 하루 가 시작되잖아요. 저녁먹고, 그 에너지로 밤새 달리는거죠. 다음날 아침 헛개차 마시고(웃음). 그리고선 다음날 일하는 동안 종일 헤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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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 말씀에 공감하면서도, 막상 부모 입장에서는 이상과 현실에서 괴리감을 느낄 것 같아요.

 

엄마들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데, 이건 부모가 교육을 시키는게 아니라 남한테 맡기는 거잖아요. 부모가 본을 보임으로써 아이 안에서도 자기 주도성이 나와서 스스로 하게 되는건데, 학원은 아이 스스로 원해서 가는게 아니란 말이죠. 또 대게 학원 선생님들이 구사하는 교육의 기술은 수업이지 교육은 아니라는 거에요. 교육과 수업은 다른 거거든요.

 

교육이라 함은 인성과 품성을 같이 길러주면서 잘 실행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일인데 학원에 가면 지식만 배우고, 시험공부만 하지 교육과는 거리가 멀죠. 아이한테 그건 알맹이가 빠진 시간이라, 사실상 잠시 들렀다가는 시간이 돼버리는 거거든요. 사실상 많은 시간을 버리고 있는 건데, 그 시간에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끔 체제가 잡혀지면 아이는 절로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마련이죠.

 

아이가 일단 성취감을 느끼면 그 다음부터는 저절로 돌아가요. 물론, 엄마들하고 같이 얘기해보면 “윤이 엄마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지, 아이를 독일로 보낼 수 있으니 그러지, 우리가 어떻게 그걸 하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정말, 이게 그렇게 깨기 힘든 쇠사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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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아직까지 깨기 힘든 것 같아요. 교수님 말씀처럼 교육 선진국 독일처럼 되려면 몇 십, 몇 백년이 될 수도 있겠는데요.

 

우리가 그런 것들을 배우려면, 고전부터 읽어야 해요. 정말 고전에 답이 있어요. 페스탈로치도 엄마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했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쓰여져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거예요. 저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고전 읽기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성경 강독은 있는데, 고전 강독은 없잖아요. 근데 교육학과 전공 학생들은 ‘에밀’ 한 권을 가지고도 한 학기 내내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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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금쪽같이 소중한 아이들은 더 이상 웃지 않는다. 아이들 등에는 홀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짐을 잔뜩 짊어지고 있어 한 발자국 떼어놓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그뿐이랴? 사방에 일거수일투족을 미행 하고 감시하는 눈들이 있어 어느 한순간인들 마음 놓고 편안히 숨조차 쉴 수 없으며, 지나치게 앞서가는 선행학습으로 학교 공부가 재미없어 진지 오래되어 학교에 가기만 하면 책상과 한몸을 이루고 하루 종일 잠 속에 빠져 지내며 허송세월을 하기 일쑤다.

 

아이들이 행복하기는커녕 환한 웃음마저 잃어버린 나라, 대한민국에 과연 희망이 가득 찬 밝은 미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인가?

 

 

*본 포스트는 최재정의 스토아 콘텐츠에 함께 담기는 '스토아 매거진'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최재정님 스토아, "괜찮아요. 우리 모두 부모는 처음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