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구

사라진 댕댕이의 빈자리 - 펫로스 증후군

17살의 노견과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17살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퍼그 ‘자루’와 함께한 가족들은 그 시간을 겪으며 압축된 삶의 흐름을 배웠다. 제대로 걷지도 배변을 가리지도 못하는 노견을 옆에서 챙기는 일은 실로 고되었지만,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깊은 교감이 그 관계 속에 있었다. 헤어짐은 끝내 다가왔지만, 적어도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정성을 담은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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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 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 때문에 우울해 지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중 일부는 3~6개월의 기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치료가 필요한 정도에 이르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을 ‘펫로스 증후군’이라한다.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으로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란 자책감, 우울감 등 좋지 않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닥쳤을 때를 말한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충분히 공감받고 위로받아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인정 받지 못한 비애’는 결국, ‘펫로스 증후군’에 이르게 만든다. 결국에는 보호자 스스로 반려견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해야만 한다.

 

 

Q. 오히려 외부적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공감받아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보호자를 위해 ‘괜찮아. 최선을 다했어’ 등의 격려나 대화가 필요한데, 그런 커뮤니티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없다. 되려, ‘인정받지 못한 비애’로 편견들이 쌓일 뿐이다.

 

이럴 때는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거나 자신을 아끼는 주변 사람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위안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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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는 가족들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왔다.

그리고 1년 뒤에 우연히 입양하게 된 시루와 함께 가족들을 웃게 해준 고마운 존재였다고. 최헌자 여사(이하 최)와 김미한 씨(이하 김) 모녀가 자루와 만남 부터 작별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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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헤어짐을 짐작하셨나요?

 

최: 그때까지도 못했어요. 아이가 늙고 건강이 약해지고 있는거였는데 그저 뚱뚱하니까, 원래 운동을 싫어하니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외견상으로는 털 색깔이 좀 바뀐 것 말고는 달라 진게 없으니까 더 그랬죠.

 

김: 아마 떠나기 1년쯤 전부터 눈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저희가 ‘블랙 펄’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던 짙은 푸른빛을 띠는 눈이었는데 백내장 때문에 한쪽 눈이 완전히 하얘졌어요. 귀가 잘 안 들리니까 잠만 자고요. 목욕시키다가 코에 물이 들어가면 어릴때는 알아서 흥 하고 뱉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순간적으로 숨이 막혀서 몸이 늘어지는 거예요. 그럴때 엄마가 본능적으로 압박을 해서 살리기도 하고…….


 

최: 그러다 한 6, 7개월 전쯤부터는 스스로 걸어서 배변을 가리지 못하게 돼서 사실 참 힘들 었어요. 계속 붙어서 돌봐줘야 했죠.


 

Q. 마지막 순간엔 어떻게 보내주셨는지.

 

최: 원래 배변을 그때그때 치워줘야 해서 외출을 길게 못 하는데 그날따라 외출해서 평소보 다 조금 늦게 돌아왔어요. ‘자루, 늦게 와서 미안해~’ 하면서 얼른 들어가서 보니까 자고 있는데 만져보니까 몸이 따뜻해요. 근데 혓바닥이 나와 있어서 등도 두드려주고 하는데 몸이 축 늘어지더라고. 얼마나 미안하고 안됐는지, 내가 오줌도 못 치워줬는데 이 깔끔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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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사람이 아닌 ‘애완’ 존재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노견과 함께한 시간이 가족 에게 남긴 것은 그런 단순한 프레임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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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자루와 살았던 마지막 1년간 우리가 인간 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잖아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보다 훨씬 가볍고 작은 동물인데도 사실 케어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늙은 내 개를 대하는, 그 생명을 대하는 자세를 통해 스스로 인간다움을 증명한 느낌이에요. 그리고 개의 일생을 통해 사람의 일생을 들여다봤어요. 결국 태어나고 청춘을 보내고 늙어가는 그 과정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니 까요. 자루의 삶을 끝까지 함께한 것은 생명에 대한 저의 인생 공부가 되었어요.

 

최: 노견을 키우는 건 힘든 일이에요. 저 같은 노인에게는 더 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조금 키우다 내버리고, 동물병원에 버리고 오고, 그 러지 말고 끝까지 책임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까지 서로 고마운 마음으로 이별할 수 있도록……. 저희도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마지막까지 정성스럽 보내줄 수 있어서 참 후회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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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죽음, 얼마나 슬플까요?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의 저자 세르주 치코티는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여자들은 자녀를 잃은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은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상이 소멸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은 보호자에게 무한한 애정을 제공하고 생활 일부가 된다. 그렇기에 반려동물에게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고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보호자는 반려동물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생활의 중심이 반려동물이 되어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외로움이나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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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3가지 단계의 감정으로 흘러간다.

 

우리는 나이 들어갈수록 타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에 조금씩 익숙해진다. 인정받지 못한 비애는 슬픈 감정에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더디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보호자가 느끼는 감정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바뀌게 된다.

 

1. 갑작스런 죽음에 보호자는 방어기제로 “부정” 이란 감정을 먼저 드러낸다.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정신적으로 느끼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이 단계에서 부정의 감정이 커진 보호자의 경우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동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2. 부정의 감정 다음으로 보호자가 느끼는 것은 “분노”다.

 

죽음의 원인을 야기한 질병, 사고를 비롯해 수의사,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죽은 반려동물 자체에 분노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분노는 적대감과 공격성으로 드러 나고 분명하지 않은 분노는 죄책감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오래 머무는 보호자의 경우 좋은 추억이나 관계보다는 잘해주지 못한 부정적인 기억이 확대되어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3. 반려동물의 상실 이후 “슬픔”이 시작되는 시기는 다소 늦는데,

부정과 분노가 가라앉은 이후 진정한 슬픔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시기에 보통 주위의 위로가 가장 필요한데, 부족하게 되면 슬픔을 넘어 우울의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우울증은 수면장애, 업무능률 저하, 식욕부진 또는 과식 등의 스트레스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극복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언젠가 우리보다 먼저 떠나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으로 인한 이별에 대해 우리는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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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자!

 

반려동물이 보호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표현한 것이 슬픔의 극복에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을 아직 떠나보내지 않았거나 특히 반려동물 과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감정을 터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 좋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이미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슬픔을 이해받는 것과 공감 받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온라인 추모서비스나 펫 로스 커뮤니티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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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

 

보호자가 일상으로 돌아와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죽은 반려동물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다. 죄의식이나 죄책감은 함께해서 행복했던 추억의 기억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아끼고 보호하며 사랑했던 마음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펫로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주변에 펫로스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많은 이해와 공감으로 다가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