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용

인하우스냐 에이전시냐 고민, 여기서 종지부 찍고 가실게요

 

*본 포스트는 듀오톤의 스토아 콘텐츠에 함께 담기는 '스토아 매거진' 제작을 위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정다영 대표, 송병용 대표, 그리고 양부연님 모두 디자이너의 일과 삶에 대해서 매우 진솔하면서도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들을 나눠주셨습니다. 

 

 

인하우스 디자이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병용(이하 송):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양서류였기 때문에 (웃음). 큰 이해(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인하우스에서 워라벨을 찾는다고?

 

안 가본 사람들이 밖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하죠. '인하우스를 가면 막연하게 워라밸이 있을 것이다. 대기업에 가면 5시까지 퇴근을 하는 게 있으니까 편하겠다.'라는 등의 너무 막연한 생각인 거죠. 방금도 말씀했듯이 에이전시가 먼저, 인하우스가 먼저 그런 문제보다는 사람 성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서태지는 앨범마다 달라서 매번 새로워, 이런 게 너무 좋아서 매번 도전해보고 싶다거나 고인 느낌이 싫으면 에이전시가 더 맞아요. 에이전시가 좋은 또 하나는 여러 회사에 다녀보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어요. 적어도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회사에 들어간 것 같은. '푹 빠졌다'고 말씀을 해주셨듯이. 그에 비해 인하우스는 에이전시만큼 경험이 단기간에 빨리 쌓이진 않는 것 같아요.

 


 

막 웃고 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평가 받아보면 막장

 

인하우스에 있다고 하면 워라밸이 좋을 거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적어도 안 그랬어요. 정신적 압박이 어마어마하고 일단.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내 옆의 동료가 적이에요. 가르쳐주는 게 절대 없고 실력이 모자라면 모자라다고 욕만 먹고. 평가 주기도 자주 돌아와서 또 스트레스거든요. 막 웃고 잘 일 했다고 생각했는데 평가받아보면 막장…. 되게 잔인한 편입니다.

그래서 이미지 관리 잘해야 해요 일단. 전혀 화내는 거 없고. 그런 것들이 너무 좀 팀이라는 느낌보다 그냥 회사 스타워즈의 몇 번 같은 느낌. 그 와중에 눈에 띄기가 힘들어요. 눈에 띄면 또 그만큼의 커버를 해야 해요. 좋게 들 수도 있고, 좋게 눈에 띄면 또 상대적으로 '이번에는 왜 이래' 라고 압박을 하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인하우스에서는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어요. 딱 들어오자마자 이거 어떻게 해? 이런 게 없어요. '다 알지?' 이걸 베이스로 깔아 놓고 시작을 하기 때문에 얘가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지 않고 그냥 알겠거니 해요.

 


 

너의 주특기는 뭐니?

 

만약에 내 포지션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거나, 우물쭈물하다가는 곧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을 해버리기 때문에 포지션을 되게 명확히 잡고 있어야 해요. '저는 UI를 그리는 디자이너예요.' 라는 딱 주특기 정도는 있어 줘야 해요.

승진을 하면서 발언권이 많아지고 하니까 그래도 '전공이 뭐야' 같은 게 있어 줘야 해요. '이 친구들이랑 너는 결이 어떻게 다르니?' 그런 부분에 답을 가지고 있어야 생존력이 되거든요. 거기다 장기간 프로젝트를 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저것도 해보고 싶은데 하면 '그건 너 생각이고, 네가 여기서 제일 많은 히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너는 또 이거를 해야 해' 하는. 그래서 몇 년이 지나도 저는 이 프로젝트만 하기 때문에 저의 경력은 이 포트폴리오 하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요. 소위 저도 다시 복귀했을 때, UGC 그룹 커뮤니티 쪽으로 발령을 받아서 갔는데 나올 때까지 그걸 했어요.

 


 

커다란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져볼 수 있다는 '경력'

 

도전을 할 수는 있어요. 내부에 뭐 카카오톡 이런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번외 작업인 거고. 주 업무는 잘 바뀌지 않아요. 대신에 하나만 할 수 있다고 해서 가볍지는 않고요. 되게 깊게 들어가요. 포트폴리오 경력 줄에는 '카페'라고만 써있지만 펑션으로 따지면 카페에 진짜 어마무시한 것들을 들어 있거든요. 서비스 하나를 할 때 다 훑어봤어요 할 정도로 되게 깊게 알 수 있는. 디자이너 생명력으로 봤을 때는 그런 카페 말고 다른 것들을 맡겨봤을 때, 융통성이 없거나 경험이 많이 없으면 레퍼토리가 떨어지거든요. 저쪽으로 바로 들어갔을 때 호환성이 없는 디자이너가 될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그걸 빨리빨리 캐치를 하고 자주 바꿔줘야 하는데 본인 스스로가 그걸 하기는 어려운 케이스가 인하우스 쪽이고요.

 


 

인하우스의 함정 1 - 네가 아니라 '시스템'이 열일한 거야

 

디자이너들이 아무리 잘해도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안 좋아질 수가 있어요. 그랬을 때 탓이 전부 디자이너 쪽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한꺼번에 쏟아지는 거예요. 디자인을 못 해서 망한 게 아니라, 이 사업이 망하면 같이 못 하는 거예요. 디자인을 되게 잘하는 친구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신적 충격이 되게 크고. 잘못된 경우도 있죠. 내가 디자인을 별로 잘하지 못하는데 어쩌다가 로켓에 탄 것 같은 분위기가 돼서 막 매스컴을 탄다거나 그럴 수 있잖아요. 근데 그게 내 탓인줄 아는 친구들이 되게 많아요. 그 사람은 거기 구성원일뿐인데, 그런 것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하우스의 함정 2 - 좋은 처우가 고마워지는 순간이 위험한 순간이다

 

내가 어떤 회사에 있을 때 좋은 보상과 처우로 회사에 감사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 위험한 순간이에요. 그 연봉 감당해야 하는데 생각 들면 그게 무서워질 때가 있어요. '정말 이래도 되나?' 내가 그렇게 잘했나? 평가 잘 받았어도 거기 나가서 다른 데서도 똑같이 받아야 하잖아요. 그게 불안할 때가 와요. 그럼 그다음부터는 발이 꽉 매이는 거예요. 근데 인하우스라고 해서 언제까지 올라갈 수는 없잖아요. 상한선은 있어요. 직원 레벨에서 임원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에. 그럼 다 올라왔다고 하면 그다음 레벨에서 역할을 못 해내게 되면, 고이거나 내려가 줘야 해요. 왜냐면 후배들이 있으니까.

 


 

인하우스의 함정 3 - 우물 안에서 뛰쳐 나올 수 있는가?

 

그런데 이 사람은 이쪽 역량이 안 맞을 수 있잖아요. 어떻게 다 사장님 같을 수가 있어요. 플레이언데. 호날두한테 내일부터 감독하라고 하는 거랑 똑같은 거지. 내가 뛸 때는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안 되네?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니까 안되네? 경질이 되고 이래야 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밖이랑 온도 차를 계속 재 줘야 하거든요. 내가 여기서 나왔을 때 여기서만큼의 밥값을 계속할 수 있나? 이걸 계속 저울질해야 돼요. 그게 안 되면 그 회사를 계속 다니면 안 돼요. 독약을 마시는 거랑 다름 없어요. 그런 걸 일찍 깨우친 분들은 이미 다 나가셨고 창업을 하시거나. 계속 도전을 하는 거죠. 자기가 어울리지 않는 거 아니까.

 

 

김현지 : 확실히 차이점을 많이 이야기해주시니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한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송병용: 그런데.. 인하우스는 조금 너무 안좋게 이야기한 것 같아요.

 

허  윤: 인하우스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을 거잖아요. 벌써 좋은 인사이트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는데, 오래 몸 담으셨던 조직의 특성들이 확연히 드러나는 답변이라 조금 편집해야 하지 않나 여쭤보고 싶네요.

 

송병용: 음. 앞으로 제가 말하게 될 내용은 더 심할 거예요(웃음).

 

김현지: (웃음) 많이 도려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으로 알아 듣겠습니다~ 비단, 디자인 조직에만 국한된 내용들은 아닌 것 같아서요.

 

양부연: 인하우스에 대한 평이 갈려요. 작은 기업의 대표님들은 오히려 자신이 을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요.

 

(이하 양부연님의 답은 매우 흥미롭게 '송'님의 온도와 다르게 흘러갔다)

 

...

..

.

 

이 이야기가 더 궁금한가요?

듀오톤 스토아 예약하러 가기